조선시대 책장
상단의 서랍 두줄과 한 층의 장으로 구성된 단층장이다. 장의 천판의 양 끝은 살짝 들어올려져 경쾌한데, 이는 두루마리를 펼쳐 볼 때 옆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천판 아래부터 시작된 측널은 그대로 다리가 되었는데, 다리 부분에는 여의두문으로 풍혈을 냈다. 서 랍에는 끝을 뾰족하게 잡아 뺀 듯한 복숭아 모양 고리가 있는데, 이러한 형태는 주로 강원도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서랍 아래의 양 문짝은 언제든지 빼고 끼울 수 있는 돌쩌귀형 경첩을 이용해 판재에 고정되었다. 문판의 각 모서리에는 단순한 세모꼴 귀장석을 달았으며, 중앙에 원형 앞바탕을 박고 고리쇠를 걸어 문을 여닫게 했다. 조각이나 장석을 이용해 장식을 하지는 않았으나, 천판과 문, 골재의 곧은 직선과 풍혈과 살짝 들어올린 귀의 곡선이 서로 조화롭다.
이 책장의 연대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동자, 쇠목에 비해 깊게 들어간 판재나 돌쩌귀형 경첩의 사용으로 보아 상당히 오랜 연대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우측 서랍을 열면, 벽면과 서랍 바닥의 묵서를 확인할 수 있다. 그 내용을 파악했을 때, 벽체면의 글은 ‘題其名以木藏(이것의 이름은 목장(木藏)이라고 한다).’ 서랍에 쓰인 글은 여러 번 반복되어 있으나 ‘其名未詳 別題其名曰木函(이것의 이름은 미상(未詳)이나 달리 그 이름을 목함(木函)이라 한다)’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당시 이 가구와 서랍에 대하여 이름이 명확치 않았으므로, 제작자가 이를 두고 서랍을 열어야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적어 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담백한 선의 조화를 가진 미적 가치 뿐만 아니라 가구를 제작하는 이들의 기록이 담긴 것으로 사료적 가치 또한 겸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