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우, 무제

권영우 (1926-2013) 무제 Ink and gouache on Korean paper I65 × 53.5 cm

권영우 (1926-2013)
무제
Ink and gouache on Korean paper
I65 × 53.5 cm

한국화의 추상화를 위해 독자적인 모색을 시도한 권영우는 1962년 제11회 국전에서 처음으로 발표한 추상작품으로 화단에 신선한 충격과 더불어 새로운 한국화의 양식적 출구를 제시하였다. 권영우가 국제적인 입지를 넓힐 수 있었던 것은 1973년 브라질에서 열린 제12회 상파울로 비엔날레 São Paulo Art Biennale에 한국대표로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였다. 이후 1975년 일본 동경화랑이 기획한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백색전白色展》에 박서보, 이동엽, 허황, 서승원과 함께 출품하여 한국화로는 유일하게 한국 단색화 미술의 주요 작가로 부상하게 된다. 1974년 제24회 국전 초대작가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파리로 건너간 권영우는 1976년 파리 자크 마솔 화랑 (Galérie Jacques Massol)의 초대로 열린 전시를 통해 유럽에 작품세계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르피가로 Le Figaro지는 이 전시에 대하여 “정교하고 독창적이며 세련된 착상, 눈부신 백색과 음영 있는 부조로 빛과 심연이라는 이중의 감명을 불러일으켰다.”라고 호평했다. 파리에서의 작업들은 1977년부터 시도한 작업을 다양하게 발전시켰다. 그동안 백색의 순수함을 고집해온 작업에서 벗어나 찢거나 뚫어낸 화선지에 먹이나 과슈를 입혀 재료 스스로 자연스러운 효과를 만들어내는 과감한 채색기법을 시도하였다. 이 시기에 주로 청회색을 사용하여 먹이 종이에 침투 되면서 생기는 긴장을 드러내면서 표현의 다양성이 증폭 되었는데, 화선지의 겹쳐짐에 따라, 화선지를 붙일 때 쓰는 풀의 정도에 따라, 물감을 침투시키는 방법에 따라 생기는 다양한 변화에 재미를 느끼며 한층 풍부한 표현방식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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